상윳따니까야

상가에 침입한 첩자 수시마 이야기

  -  susimasuttaṃ(수시마 경, SN12.70)

염탐꾼 수시마에 대한 이야기와 마른 위빳사나라는 개념에 대한 검토
  재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 내용을 해석함에 있어서 중요한 교리적인 갈등을 야기하는 경전이 susimasuttaṃ(수시마 경, SN22.70)이다.
  경전의 내용에 모순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후대 주석서에서 '선(禪)이 없는 마른(또는 순수) 위빳사나(suddhavipassanā)'의 경전적 근거로 위 수시마경을 들고 있기 때문인데, 경전에서는 마른(순수) 위빳사나라는 표현이 없기에 과연 선정을 성취하지 않고도 해탈, 열반을 실현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주석서는 수시마경에서 혜해탈(paññāvimutti, 慧解脫)하였다는 빅쿠들이 5신통이 없다는 것은 '禪이 없는 마른 위빳사나'를 닦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SA.ii.126~127, 초기불교이해 p413쪽 참조).

'(선이 없는) 마른 위빳사나를 닦은 자(sukkhavipassaka, 순수 위빳사나를 수레로 삼은 자 suddhavipassanāyānika)'란 개념이 필요한 것인지, 이러한 주석서의 해석은 타당한 것인지를 살펴보기 전에 수시마경의 내용을 먼저 살펴보면 이러하다.


evaṃ me sutaṃ(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 라자가하의 대나무 숲에 있는 깔란다까니와빠(다람쥐 보호구역)에 머무실 때였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존경받았고, 존중받았고, 공경 받았고 숭상 받으셨기에 빅쿠상가도 의복과 탁발음식과 거처와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쉽사리 얻을수 있었다.
하지만 외도 유행승들은 그러하지 못해서 의식주와 의약품을 얻기 어려웠다.

그 무렵 많은 유행승들이 모여서 수시마 유행승을 거짓으로 빅쿠상가로 출가하게 하여 세존께서 어떤 것을 가르치는지 배워오도록 하였다.
"이리 오시오, 벗이여 수시마여. 그대는 사문 고따마 아래서 청정범행을 닦으시오. 그래서 그대가 법을 철저히 배운 뒤 우리에게 말해주시오. 우리도 그 법을 철저히 배워서 재가자들에게 설해줄 것이오. 그러면 우리도 존경을 받고 존중을 받고 공경받고 숭상받게 되고 의복과 탁발음식과 거처와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얻게 될 것이오."

그래서 수시마는 아난다 존자를 찾아가 출가하겟다고 청하였고, 아난다 존자는 그를 세존께 데려가서 수시마가 출가하고자 한다고 말씀드리자 세존께서는 이를 허락하시고 아난다 존자에게 그를 출가시켜라고 말씀하신다.

※ 주석서에 의하면, 수시마는 아난다 존자가 세존의 가르침을 곁에서 가장 많이 들었으니 그의 문하로 출가하면 빨리 법을 배울수 있을 것이라 여겨서 아난다존자를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난다 존자는 수시마가 많은 유행승들을 가르치던 사람으로 불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여겨서 바로 세존께 데리고 갔다고 한다. 세존께서도 수시마가 염탐하러 온 것임을 알고 계셨지만 그가 곧 마음을 바꾸어 아라한과를 얻을 것을 아셨기에 아난다 존자에게 그를 출가시키도록 말씀하셨다고 한다 (SA.ii.125~126)

그 무렵 많은 빅쿠들이 세존의 곁에서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현재의 상태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꿰뚫어 압니다(khīṇā jāti, vusitaṃ brahmacariyaṃ, kataṃ karaṇīyaṃ, nāparaṃ itthattāyāti pajānāmā)'라고 구경의 앎(aññā)을 드러내었다.

수시마 존자는 아라한과를 성취하였다고 선언한 빅쿠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에게 '몸의 자유자재함을 발하거나[神足通], 천상이나 인간의 소리 둘 다를 멀든 가깝든 간에 다 듣는 신성한 귀의 요소를 나투거나[天耳通], 자신의 마음으로 다른 중생의 마음을 꿰뚫어 알거나[他心通], 한량없는 전생의 갖가지 모습들을 그 특색과 더불어 상세하게 기억하거나[宿命通],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가는 것을 꿰뚫어 알거나[天眼通], 물질[色]을 초월하여